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리뷰|폭력과 혼돈, 그리고 딸을 위한 마지막 전투
2025년 10월 개봉한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One Battle After Another)’는 단순한 범죄 액션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정치적 혼란, 인종차별, 가족의 의미를 복합적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162분의 긴 러닝타임 동안 관객은 한 남자의 과거, 딸, 죄책감, 분노, 구원이라는 복합적 감정에 휩싸이게 됩니다.
테러리스트에서 아버지로… 복잡한 과거의 무게
주인공 밥 퍼거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과거 극좌 테러 조직 '프렌치 75'의 폭탄 전문가였습니다.
그는 조직과의 이념 갈등 끝에 조직을 떠나 신분을 숨기고 딸과 함께 도피 생활을 시작하지만, 과거는 그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16년이 지나 후유증에 찌든 삶을 살고 있던 밥 앞에, 과거의 적들과 또다른 위협이 다시 찾아오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클리셰를 비틀다: 무능한 베테랑 영웅의 새로운 서사
영화는 ‘테이큰’ 시리즈의 브라이언 밀스 같은 "노련한 아버지 히어로"의 공식을 일부러 무너뜨립니다.
밥은 허둥대고, 실패하고, 실수를 반복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 무기력 속에서도 딸을 지키고자 하는 진심은 관객의 마음을 울립니다.
이 캐릭터성은 영화의 블랙코미디적 요소와도 맞물려, 비장함과 풍자를 동시에 잡아냅니다.
딸을 지키기 위한 한 남자의 끝없는 싸움

이야기의 중심에는 딸 윌라 퍼거슨(체이스 인피니티)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결국 스스로 총을 들고 맞서 싸우는 십대의 성장기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축입니다.
윌라를 납치하고 위협하는 인물 록조(숀 펜)는 백인우월주의자이자 권력자이며, 동시에 과거 어머니와 얽힌 어두운 진실을 간직한 존재입니다.
이 복잡한 삼각 구도는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극적으로 전개됩니다.
폭력의 미학과 가족 서사의 균형
영화는 곳곳에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 총격전, 암살 시도 등을 배치하며 장르적 재미를 놓치지 않습니다.
특히, 윌라가 자신을 쫓던 악당들을 차례로 물리치며 스스로를 구해내는 후반부는 마치 복수극과 성장영화가 뒤섞인 듯한 전율을 줍니다.
하지만 액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는 후반에 이르러 밥과 윌라의 정서적 재회, 어머니 퍼피디아의 과거 회상, 딸의 선택 등을 통해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사회 비판적 메시지까지 품은 작품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단지 부녀의 탈출극이 아닙니다.
이민자 문제, 백인 우월주의, 정부 폭력, 극우 조직, 여성 혁명가의 현실 등 미국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반영합니다.
특히 악역인 록조와 스미스, 그리고 ‘크리스마스 모험가 클럽’은 트럼프 시대의 공포를 과장 없이 풍자하는 도구로 기능합니다.
마무리: 거칠고 혼란스러운, 그러나 잊히지 않는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보기 편한 영화는 아닙니다.
복잡한 인물 서사, 다층적 이야기 구조, 비정통적 클라이맥스는 일부 관객에게는 피로함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메시지, 감정선, 캐릭터의 진정성은 이 영화를 2025년 하반기 가장 인상 깊은 영화 중 하나로 남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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